상조업 소비자피해 보상을 위해 설립된 두 공제조합이 지난해 300억 원을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이사장들은 2억 원에 가까운 고액 보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상조업 공제조합 감사보고서 및 이사장 보수내역 자료에 따르면, 한국상조공제조합은 지난해 영업수익이 73억 원이었지만 영업비용이 367억9000만 원에 달해 2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은 영업수익 38억5,000만 원, 영업비용 50억3,000만 원으로 11억7,000만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한국상조공제조합 이사장은 연봉 1억6,800만 원, 경영활동수당 3,000만 원, 성과급 3,000만 원 등 총 2억2,8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2010년 9월 시행된 개정 할부거래법에 따라 공정위의 설립 인가를 받아 상조업 소비자피해 보상기구로 출범한 한국상조공제조합의 이사장 보수는 2011년 1억4,000만 원이었지만 이후 경영활동수당, 성과급이 신설되며 2012년 1억6,400만 원, 2013년 1억9,200만 원, 2014년 1억9,900만 원으로 3년새 5,900만 원(42.1%) 인상됐다.
2015년의 경우 한국상조공제조합은 1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았지만 이사장에게 지급한 급여는 2억2,3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2.1%(2,400만 원) 증가했다. 2011년 취임한 한국상조공제조합 김범조 이사장, 2014년 장득수 이사장, 올해 취임한 박제현 현 이사장 3명 모두 공정위 출신이다.
한국상조공제조합이 지난해 이사장에게 지급한 연봉과 성과급 1억9,800만 원(경영활동수당 제외)은 감독기관인 공정위의 위원장이 한 해 동안 받는 연봉 1억2,530만 원보다 7,270만 원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의 경우도 지난해 이사장에게 지급한 보수는 총 1억7,800만 원으로 공정거래위원장보다 많았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이 이사장에게 지급한 보수는 2012년 1억1,979만 원이었지만 공정위 출신인 윤용규 이사장이 취임한 다음해 2013년 1억6,100만 원으로 34.4%(4,121만 원) 인상했다. 2015년 취임한 신동구 이사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는 취임 전인 2014년(1억5,000만 원)보다 2,800만 원(18.7%) 많았다. 신 이사장은 공정위 산하기관인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지상욱 의원은 “상조업 공제조합이 부실한 공제사업으로 한 해 수백억 원의 영업손실을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조합 경영의 최고책임자인 이사장이 2억 원을 넘는 보수를 받아가는 것은 소비자피해 보상기관의 도덕적 해이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그 중심에 공정위 출신 인사가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보수를 대폭 인상한 공정위 출신 낙하산 이사장은 정작 상조 소비자피해 보상에는 소홀했다”며 “한국상조공제조합과 상조보증공제조합이 공제계약을 체결한 상조업체의 폐업 등으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대상자가 21만181명에 이르렀지만 이중 절반에 가까운 10만1,204명(48.2%)에 대해서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보상을 종료했다”고 꼬집었다.
두 공제조합이 상조회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상금은 한국상조공제조합 945억 원, 상조보증공제조합 112억 원 등 총 1,057억 원이었지만 691억 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366억 원은 지급하지 않고 보상을 마쳤다.
글=박인수 기자(rlaqudgjs930@naver.com)
ⓒ 시니어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