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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백수 탈출…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신나요”

경력 단절 극복 후 취업한 전직지원컨설턴트 김승희

입력 2016년05월27일 22시2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5년 만에 다시 제 일을 시작하니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보람도 느낍니다.”

 

지난해 12월 전직을 지원해주는 컨설턴트로 다시 일을 시작한 김승희(52) 씨는 마치 사회 초년생이 된 것 같은 설렘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초 막막한 마음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할 때와는 삶에 대한 행복도가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다. 올해 나이 쉰둘인 김 씨는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라는 타이틀 대신 김승희라는 이름 석 자로 당당하게 인생 2막의 출사표를 던졌다.

 

가족들을 위해 20년 다니던 회사 퇴직 결정

전직지원컨설턴트로 오랜 꿈 이뤄

 

김 씨가 5년이라는 경력 단절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은 가족 때문이었다. 직장을 다니는 남편과 초등학생, 고등학생인 두 아이는 한창 엄마의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했다. 20년 경력의 금융계 베테랑이던 김 씨는 2009년 명예퇴직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당시 은행권에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었어요.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해 입시에 신경을 쏟을 시기가 됐고, 둘째 아이는 아직 초등학생이라 손이 많이 갈 나이였거든요. 가족들이 계속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고 있던 상황이라 가족회의 끝에 명예퇴직을 신청하기로 결정했죠.”

 

물론 가족들이 엄마의 자리를 필요로 한다는 이유가 퇴직을 결정한 전부는 아니었다. 일에 대한 만족도와 인생의 최종 꿈에 대한 목마름도 김 씨가 명퇴를 선택한 이유였다.

 

제가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어요. 젊을 때부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하지만 금융권 일을 시작하고 20년을 달려오면서 제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 언젠가는 인생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사회 공헌에 대한 큰 꿈을 가진 채 직장을 그만둔 김 씨는 한동안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았다. 남편과 아이들은 집에서 자신들을 살뜰히 챙기는 김 씨를 보며 기뻐했다. 그런 가족들을 보면서 김 씨 역시 행복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나도 다시 내 일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집 앞에 있던 한 장의 전단지가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광고 전단지를 봤는데, 동부여성새일센터에서 전직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컨설팅해주는 과정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눈에 들어왔어요. 여성가족부의 전액 지원으로 진행되는 터라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김 씨가 신청한 국비 지원 교육과정은 정부가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한 과정이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란 육아나 가사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직업상담, 구인·구직 관리,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취업 후 사후관리 등을 종합 지원하는 서비스로 2009년부터 운영돼오고 있다. 새일센터는 현재 총 147개소가 전국적으로 지정·운영되고 있으며, 2016년에는 3개소를 확대해 150개가 운영될 예정이다. 2015년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구직등록은 총 283,110건이며, 취업 건수는 1440건이다. 김 씨가 새일센터에서 신청한 교육 분야는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전직지원상담사과정이었다.

 

누구나 회사를 영원히 다닐 수 없잖아요. 그런데 아무런 준비 없이 퇴사를 하게 되면 어떻게 재취업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거든요. 그래서 퇴직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일을 연계해주는 일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분들이 저로 인해 삶의 희망을 찾고 변화를 일으킨다면 보람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바로 이 일이 제가 그동안 꿈꿔온 사회복지의 일환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새일센터전직지원상담사 과정 이수 후

인턴으로 일하던 상담소 추천으로 정식 취직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새일센터에서 전직지원상담사과정을 이수했고, 4개월의 교육기간이 끝난 후 새일센터에서 연계해준 상담소에서 봉사활동 겸 인턴으로 취직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현장에서 상담소를 찾는 구직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분위기를 익혀나갔다. 그러던 중 상담소의 직원들로부터 제이엠커리어라는 전직 지원 전문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회사가 크고 튼실하니까 믿음이 가서 이력서를 제출했죠. 다행히 회사도 저를 마음에 들어했고, 지난해 12월 정규 직원으로 채용됐습니다. 5년 만에 백수에서 탈출한 거죠. 제가 다시 어느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다니, 정말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재취업을 한 지 6개월째인 김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현재 김 씨는 경찰공무원 중 퇴직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전직 컨설팅을 하고 있다.

 

상담소를 찾은 구직자들이 저와 상담을 하며 인생 제2기를 준비하게 됩니다.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다 퇴사하는 중·장년층들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쓰는 일조차 힘들어하시거든요. 그리고 나도 옛날에는 잘나갔는데라는 상실감과 분노 등이 더 이상 앞으로 전진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심리 상태를 잘 파악하고, 상담과 컨설팅 등을 통해 성공적인 전직을 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뿌듯하고 기쁘죠. 제가 그분들의 인생을 돕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이 큽니다.”

 

김 씨는 5년의 경력 단절을 겪은 후 다시 취업해 일하고 있는 요즘이 너무나 꿈만 같다. 가족들을 위해 퇴사를 결정했지만 김 씨가 다시 사회에서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가족들도 박수를 보냈다.

 

많은 여성들이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직장을 그만둡니다. 다시 일을 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제 나이가 쉰 살이 넘었는데도 취업이 됐다는 건 대단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 취업에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행동했을 뿐이죠. 저는 경력단절여성분들이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꿈을 이루는 사람과 못 이루는 사람은 행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신감을 갖고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기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경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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